뉴스-[중학교 자유학기제 성공적 정착을 위해서 .8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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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국재능연구소 작성일15-11-26 20:23 조회6,589회 댓글0건본문
~[중학교 자유학기제 성공적 정착을 위해서 .8 끝]
해결 과제와 발전적 방향
‘한 아이를 키우는 데는 마을 전체가 나서야 한다’라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마을 구성원 전체가 진로나 진학 등을 포함한 교육활동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의미다. 이는 조만간 중학교 자유학기제를 전면 도입하는 우리나라에 큰 시사점을 줄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학교에서의 교육은 가정과 지역사회가 함께할 때 힘을 발휘할 것이다. 자유학기제가 교육 현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거라는 등 제도 자체만을 두고는 긍정적 평가가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를 일선 학교에서 제대로 소화할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의문이 나오는 게 현실이다. 자유학기제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어떤 과제를 해결해야 할까.
◆학교-가정-지역사회, 진정한 교육공동체 구성을
2013년 한국교육개발원이 일선 학교를 대상으로 자유학기제 자율과정에 대한 수요를 조사한 결과 학생들은 △체험중심 수업방식 △선택프로그램 △예술 및 체육활동 등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들은 자신의 진로와 적성을 찾기 위해 직접 부딪침으로써 ‘살아있는 교육’을 받기를 원하고 있었다.
자유학기제에 대한 가장 큰 고민은 여기서 나온다. 과연 모든 중학교가 학생들의 수요에 맞는 수준의 체험터를 마련해줄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학생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체험 내용을 제공해줄 수 있느냐는 것이다. 실제로 2013년부터 이번 기획을 위해 대구는 물론 다른 지역 등 여러 학교를 취재한 결과 학생들의 희망사항을 적극 반영하고 있다는 인상은 그리 받지 못했다.
지역별 격차도 문제다. 도시 지역과 농촌 간의 교육 격차는 고스란히 자유학기제의 구체적 실행 방안에도 차이를 보일 것임에 분명하다. 농촌에 있는 학생이 도시 학생과 같은 프로그램을 받기 위해서는 시간과 비용이 훨씬 많이 들 것이다. 비슷한 수준의 체험 활동이 가능하다면 그나마 다행일 것.
자유학기제하에서의 교육이 ‘의무사항’에 그칠 우려가 높은 점도 한계다. 아이들의 구체적인 수요에 대한 판단 없이 체험 프로그램을 일부 단체나 조직 등에 맡기는 경우가 많아 단순 체험학습으로 전락하게 되는 것이다. 일선 학교에서 노력을 들이지 않고 무임승차하려는 자세가 빚어낸 안타까운 모습이다. 이는 교육 수요자인 학생들로부터도 그리 환영받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허은숙 안산 신길중 교육과정부장은 “교사들이 이른바 ‘영업가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 학생들의 요구사항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지역에 있는 여러 단체들의 도움을 받기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재 이 학교에는 100곳 넘는 단체가 학생들의 체험활동을 돕고 있을 정도다.
교사의 업무가 크게 늘어나면서 수업의 질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대구지역 한 중학교 교사는 “교사들이 학생들의 체험처를 섭외하고 세부 프로그램 등을 개발한다. 수업 준비가 힘들 수밖에 없다. 학부모들의 걱정도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학력 저하에 대한 우려도 계속 나오는 부분이다. 안타깝게도 이러한 점 때문에 일단 우리 교육현장에서의 자유학기제는 ‘반쪽’ 형태를 띨 것임에 분명해 보인다. 당장 대구만 하더라도 모든 중학교(124개교)가 1학년 2학기에 자유학기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이는 전국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중학교 1학년, 만 13세. 전문가들은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와 꿈을 탐색하기에는 너무 이른 시기라고 지적하곤 한다.
일선 교사들은 “따지고 보면 (자유학기제는) 이 시기에 추진할 수밖에 없다. 2학년, 3학년은 고입과 직결되면서 성적에 예민할 수밖에 없는 시기이기 때문”이라며 “자유학기제를 ‘노는 학기’로 인식하고 불안감은 느낀 학부모들은 방과 후에 학원을 2~3곳씩 보내기도 한다”고 전했다. 가정에서의 인식 전환도 자유학기제 성공을 위해 절실한 부분임을 시사한다.
교육 현장의 변화를 이끌어가는 교사들의 전문성을 키우는 문제도 절실하다. 아이들의 성장은 교사들의 역량 정도에 따라 영향을 크게 받는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자유학기제는 교사들의 전문성을 어떻게 키워나가도록 도울 수 있는지가 성패를 좌우할 것이다.
◆자유학기제를 접할 우리 아이들, 행복할 수 있을까
덴마크의 교육제도는 물론 사회상을 연구한 이가 있다. 바로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다. 그는 최근에도 수시로 덴마크를 방문하며 연구를 이어나가고 있다.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다.
오연호 대표는 자유학기제에 의미를 부여하면서도 한계점이 있다고 밝혔다.
오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교육관련 공약 가운데 가장 의미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학생들에게 앞만이 아니라 옆을 볼 자유를 준다는 것, 학생이 주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사회적 분위기가 덴마크와 다르다는 점을 아쉽게 생각했다. 오 대표는 “대학교 때 1~2년 휴학하는 것처럼 중·고등학교 역시 (덴마크처럼) 1년 정도는 더 늦게 가도 괜찮다, 아니 오히려 좋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되어야 한다. 이때 학생들이 ‘스스로 선택하니 즐겁다’고 느끼는 게 핵심”이라며 “일선 학교 교사들은 주입식 교육을 진행해서는 안 된다. 궁극적으로 자유학기제가 마무리된 후에도 교실이 즐거울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행복사회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는 데 자유학기제가 도구로 쓰일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우리나라는 사회적 눈치를 너무 많이 본다. 동창회에 나가는 게 부담스럽지 않은 게 바로 ‘행복사회’”라며 “지금 우리나라는 사회의 주역들이 너무 주눅이 들어 있어 문제다. 자유학기제를 교육제도 전반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목표는 행복”이라고 강조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좋아하는 표현을 빌려서 말을 이어가기도 했다.
오 대표는 “즐거워야 창조경제가 된다. 즐겁게 공부하는 것을 배워야 나중에 커서도 즐겁게 일할 수 있다”며 “창조경제가 제대로 이뤄지려면 혁신센터 등을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회 구성원 개개인의 심장이 뛰어야 한다. 이는 어릴 때부터 훈련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교육이 바뀌어야 창조경제와 연결될 것”이라며 “자유학기제가 나중에는 학년제로 발전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오 대표는 속도를 강조했다.
오 대표는 “덴마크 등 북유럽의 사회를 본보기를 삼고 노력하되 하루아침에 바꾸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무려 150년 동안 천천히 만들어진 사회”라며 “결실을 빨리 보겠다는 생각을 갖지 말고, 씨 뿌리고 변화하는 과정을 즐거워하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백경열기자 bky@yeongnam.com
백경열기자 황인무기자 2015-11-23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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